유언대용 신탁등기 설명

<자식 편애 사연>   

도대체 이해를 못하는 이 장로님에게 괜한 친절을 베풀었다는 은근한 후회가 들기 시작한다. 중견기업 대표이사까지 지낸 분이고 사업적 수단이 뛰어나 돈 꽤나 모은 사람치곤 융통성이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혹여 내 설명이 복잡해서 이해를 못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단도직입으로 다시 물었다.

장로님! 결국 막내딸에게 재산을 주고 싶은 것은 맞은데 증여로 주려니 증여세가 만만찮아서 세금 좀 줄이는 방법으로 주었으면 좋겠다는 얘기 아닙니까?” 큰아들과 딸에게 눈치도 좀 보이고……(세금 겁내는 건 사업했던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이긴 하다.)

공시가 3억이 넘는 집이니 증여로 주면 증여세 등 취득세가 4천만원 정도 나오고, 상속으로 주면 좋은데 살아서 상속하는 방법은 없고, 상속을 한다해도 다른 자녀 두 명이 제법 잘살고 외국에서 들어올 생각도 없지만 제 동생에게 동의를 해줄리는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 곁에서 장로님 부부를 돌보고 간병까지 해주는 셋째 딸에게 주고싶은 마음이라면 제 말대로 유언대용신탁서를 작성해서 등기를 하면 된다니까요!

그렇게 장로님 재산을 신탁등기하면 사시는 동안은 장로님은 증여세 없이 위탁자로서의 권리를 가지고 돌아가시면 막내딸의 고유재산이 되는 것인데 바로 원하는바 아닙니까? 또 생전 신탁 등기된 재산은 상속재산이 아니므로 그때 큰아들과 딸의 동의를 받거나 도장 받을 필요조차 없으니 딱 좋은 제도잖아요! 2014년부터 시행된 유언대용신탁(신탁법 제59)을 설명하는데 이렇게 힘이 들 줄은 몰랐다

장로님 셋째 딸이 사회적 적응이 뒤떨어진 이유는 중학교 다닐 때 받은 왕따의 충격 때문이었다고 한다. 재혼한 부인과의 사이에 태어난 셋째 딸은 초등학교 교사인 엄마의 품안에서 자라고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졸업까지 같은 학교에 데리고 다니면서 돌보고 방과 후 수업도 엄마 그늘에서만 지냈는데 중학교 입학으로 엄마와 떨어지면서부터 친하던 동창생들로부터 왕따의 돌림을 당한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엄마가 선생님이니 모든 친구들과의 일이 순탄했는데 중학교에 들어오면서는 믿었던 동창들로부터 네가 잘난 게 뭔데?”라며 수업 일탈을 일삼던 애들로부터 돌림을 당하고 심지어 지나가면서 옆구리를 팔꿈치로 가격하는 폭행까지 당했음에도 그런 사실을 2학년 때까지 숨기고 혼자 감당하다 급기야 수업시간에 당한 성적모독까지 겪고서야 장로님 부부가 알게 되었으니 셋째 딸의 정서불안과 까칠해진 태도는 이미 심각할 정도였단다.

결국 전문심리상담과 정신치료를 받아 얼마쯤 회복은 되었지만 성장기에 상처 입은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되지 않아 장로님의 큰애와 둘째 애들처럼 좋은 학업성적이 아니다보니 취업도 힘들고 사회생활적응도 어려운 외톨이 성격으로 성년이 된 탓에 장로님 부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기도제목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워낙 심성이 착해서 부모에 대한 효성은 잘난 첫째, 둘째보다 지극하기만 하여 장로님이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하여 재활 운동하는 3년 동안 싫은 내색 한번 없이 그 어려운 간병을 해주었으니 세 손가락 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부모의 내리사랑에도 편애가 생겼다는 게 장로님이 지금까지 터놓은 가정사였다.

그러니 장로님은 자립이 어려운 셋째 딸에 대한 보장을 뭔가 해놓고 싶은데 큰아들과 딸의 시샘이 보통이 아닌데다 새로 들어온 며느리조차 야무지게 제몫을 챙기려는 듯 심상찮은 말들이 오가니 장로님이 살아서 위엄이 있을 때 셋째 딸에 대한 증여를 하려다 내가 비용도 줄이고 증여세 걱정도 없는 방향으로 유언대용 신탁계약등기로 방향 틀어준 것인데 그 신탁등기의 법적 유용성의 이해를 못하는 게 답답했었다.


신탁법은 바로 장로님 같은 경우의 부모가 자식들 중 고운 자식에게 선택적으로 재산을 줄 수 있는 최상의 법적제도이다. , 증여가 아니면서 결과적으로는 증여세 없이 증여한 것 같은 효과가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신탁법 제59조에 유언대용신탁이란 생전에 수탁자를 지정하는 신탁계약으로 부모의 재산을 수탁자에게 이전하되 생전의 수익권은 부모가 가지고 부모의 사후에 지정된 자녀에게  수익권을 넘기는 방법으로 부모의 입장에서 더 많은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 자녀가 있는 경우에 가족 중 한 명에게 재산신탁을 함으로써 유언과 비슷하여 유언대용리라 하는 것이다. 유언과 다른 점은 유언에는 반드시 유언장을 작성하여야 하는데,

유언은 엄격한 요식행위로서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각각의 형식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그 효력이 무효가 되며, 또한 유언장을 작성하여 놓았다 하더라도 이후에 또 다른 유언장을 작성한 경우 기존의 유언장의 효력이 무효가 되게 됨으로써 먼저 작성된 유언장에 의해 증여받기로 예정되어 있는 자의 권리가 불안한 지위에 놓이기도 하고 유류분 소송의 문제점 등을 개선한 현실적 제도가 '유언대용신탁등기'이다.

더구나 신탁등기시에 들어가는 세금은 정액등록세 및 등기신청 수수료 정도면 되고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세금으로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부담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위탁자 사후에는 수익자인 자녀 고유재산으로서의 권리가 생기므로 상속등기처럼 복잡한 절차 없이도 수탁자가 사후수익자인 자녀에게 이전등기만 하면 되니 정말 편리하다. 이 좋은 제도가 있음에도 활용도가 적은 것은 법 개정 된지가 비교적 최근이고 또 나이 많은 부모님 세대를 상대로 법의 홍보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물론 주기로 했던 자녀에 대한 마음이 변하면 살아생전에 신탁해제도 가능하고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러주지 않고 노후생활을 보장 받고 싶다면 그렇게도 할 수 있으니 유언대용 신탁등기에 따른 재산처분 역시 언제든 가변적이기도 하다.

 

by 마음 | 2021/01/25 13:13 | 隨想 | 트랙백 | 덧글(0)
관광과 택시 .

<코로나 이전 2019년의 해외여행을 상기한다.>  

아내가 장모님 간병을 맡고 몇 달이 되니 체력도 몰라보게 떨어졌고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진 모습이 안타까워 딸에게 엄마를 위로할 방법을 찾자는 제안을 하자 딸은 3-4일 정도 여행을 떠나보자며 여행지를 물었을 때 나는 망설이지 않고 마카오라고 했다  

딸은 깔깔거리면서 아빠 엄마 함께 즐기는 카지노게임도 할 수 있으니 제격이네요! 라고 서둘러 항공편, 숙소 예약하고 출발시간 알려왔을 때부터 아내와 나는 벌써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감성과 활력을 주는 삶의 동력이다  

볼거리 많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있고 포르투갈요리 바칼라우, 중국의 광동요리 딤섬, 새우완탕면 등 동,서양 먹거리가 풍부한 마카오는 작은 섬에 불과하지만 인구밀도는 세계 최고인데다 카지노 관광객까지 몰리니 타이파 섬 마카오 반도는 사람으로 뒤끓는다. 특히 1월 춘절기간은 중국 본토의 깃발관광객으로 그야말로 인산인해여서 재작년 방문 시에는 세나도 광장에서 사람구경만 하다 언뜻 스치기만 하고 제대로 된 여행을 못했기에 금번엔 마침 춘절기간 전이어서 마카오 세계문화 유산을 차분히 보기로 했다.  

호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지난번 여행에서 보지 못했던 몬테 요새도 보고 맛난 식당도 세나도광장 주변으로 몰려있어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달리 교통 수단도 없으므로 결국 택시를 타야한다  

마카오의 호텔은 어디 없이 관광 고객이 아닌 카지노 이용고객들로 만원이다. 미국의 라스베가스는 카지노 이용 고객을 위한 호텔이어서 가격이라도 저렴하지만 마카오 호텔 비용은 그렇지도 않다고 중얼거리며 택시 출발선에 섰는데

호텔 도어맨이 어디로 가는지 물어서 세나도 광장이라고 대답하자, 도어맨은 택시기사에게 우리의 행선지를 말하는 친절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출발하면서 택시 요금기를 돌리지 않는 기사에게 딸이 요금기를 돌리지 않았다고 영어로 말하자, 젊은 기사는 대강 알아들은 듯 오늘은 할러데이여서 요금기 대신 정해진 금액을 받는단다. 내가 정해진 금액이 얼마냐고 묻자 400달러라 하며 홍콩 달러든 마카오 달러든 상관없단다.

기사 옆에 내가 앉고 아내와 딸이 뒷자리에 앉으면서 부터 나는 달라진 거리구경만 하다가 갑자기 400달러라는 말에 궁금증이 생겨서 딸에게 400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쯤이나 묻자 오만원이 넘는 돈이라고 한다. 갑자기 내 머리에 쥐가 나는듯했다. 아니 2년 전에도 왔던 곳이고 다리만 건너면 세나도 광장 이어서 가는데 1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무슨 오만원이냐고 내가 정색을 하자 딸도 그때서야 택시기사가 우릴 관광객이라고 바가지 씌우는 것 같다며 얼굴을 빤히 들어 기사에게 지금 당장 차를 세우라고 명령하듯 언성을 높였다.  

젊은 기사는 여기서 세우면 30불을 줘야 한다며 불만스런 태도였지만 내가 O.K하고 당장 30불을 기사에게 건네주고는 내렸다. 사실 It,s so greedy 란 말을 하며 내렸지만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다.

해외 나오면 제일 곤란한 게 택시타고 목적지까지 제대로 가는 것인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 여행에서도 한번은 이런 난리를 겪는다.

공항과 호텔사이는 셔틀버스가 있어 문제가 없고, 걸어 다니며 구경할 때야 말 할일이 없으니까 편한데 주눅이 드는 것은 불친절하거나 험악한 택시기사를 만날 때이다. 그래서 가족여행이 편 한건 모든 불편 잡다한 일은 딸이나 사위가 알아서 해주어서 이제 얘들과 함께가 아니라면 해외여행은 사양하기로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마침 내린 곳 가까이에 현지인이 많이 이용하는 꽤 괜찮은 식당에서 음식을 맛나게 먹었음에도 식비는 320불 정도였고 다시 택시를 타고 세나도 광장 가는 데는 요금이 70불 밖에 나오지 않았다. 바가지 쓰지 않고 넉넉히 한 끼 먹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마누라는 신이 났고 나도 무슨 장한일이라도 한 것처럼 으스대자 딸은 키득거리며 엄마 아빠 참 많이 달라지셨네, 외국에 관광 나와서 택시비 바가지 안 쓴 게 그렇게 좋으세요?”라고 묻는다  

딸이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미국과 유럽여행은 빈도가 줄었고 1년에 한 번씩 가까운 동남아로 가족여행 다니지만 주로 일본과 홍콩(마카오)을 다니게 되는 것은 실속 있는 먹거리와 가벼운 카지노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이고 특히 마카오는 가성비가 좋아서 선택한 것인지라 택시비용이 무슨 대수일까만 바가지를 쓴다는 게 얼마나 기분 나쁜 일인지, 외국에 나와서 외국어가 짧은 아내와 내겐 은근히 자존심 상하는 일임을 영어가 유창한 지들이 어찌 알겠는가!  

< 20191월 여행이 마지막 해외여행이 되는 것은 아닌지! >

 

 

 

by 마음 | 2021/01/07 17:01 | 隨想 | 트랙백 | 덧글(1)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