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을 내려오며

<무학산을 내려오며>

단풍보다 곱게 노을에 물든

가포바다 바라보며

바람재 낙엽위에 무심히 앉아있다.

공허했든 하루는 또 이렇게 저무는가!


내려가라, 내려가라며,
어둠이 슬근슬근 채근하는데

마음은 시루바위 돌계단에 옹배기로 얹혀있다!

2011. 10.


<구봉산을 내려오며>

내가 하루에 한편의 시(詩)를 읽는다 해서

시인처럼 해맑은 영혼으로 살 수 없음이 분명,

혹독했던 겨우내 구석진 골에 마른가지로 숨어있다

노랗게 단장한 물푸레의 하늘거림에

불끈한 감동을 받았다 해서

내가 생명 움틈을 노래하는 시인도 아님이 분명,

아침마다 구봉산 오르며,

어제 미워했던 사람 오늘은 용서하리라!

기세등등했던 나에게 오늘은 침묵하리라! 다짐한다 해서

내가 종교적 인간이 될 수 없음도 분명,

산에서 내려오는 길

불법주차로 내 산책로를 막아선 자동차를 보는 순간

뾰족한 등산용 지팡이로 타이어를 내려찍고 싶은 충동을

겨우겨우 참아내는 내 졸렬함은

범부(凡夫)도 촌부(村夫)도 아닌 한갓 짐승임이 분명!

2013. 3. 28.


by 마음 | 2013/04/04 14:56 | 삶의 향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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