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산보

<자전거 산보>

4대강 사업으로,

창녕함안보가 생기고

강 주변 널브러진 들판은 온통 자전거 길이 되었다.

자전거를 타면 강도 건너고 남도를 도는 순례 길도 간다기에

네 바퀴 운전 30년 만에 두 바퀴 자전거를 탄다.

강바람이 산바람 보다 시원한 걸 몸으로 느끼며

물길 따라 이어진 자전거 길을 달리면

갈대 숲에서 불쑥 불쑥 까투리가 날고, 고라니도 뛴다.

그 틈새를 동호인들이 무리지어 논다.

한 달 남짓 낙동강을 따라 하루에 한 시간씩 달리다 보니

나와 같은 시간에 자전거 길에서 산보를 하는 노부부를 만났다.

손을 꼭 잡고 어청어청 걷던 노부부가 나를 만나면

내가 무슨 장한 일 한다고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다.

미안한 마음에 내려 인사를 하고 말벗을 하자,

느린 물결같은 미소로 60넘은 나를 젊은 사람이라 부르며

자전거 길로 걷게 만든 4대강 사업 때문에 자신들의 임종은 10년이 연기 되었다며 허허로이 웃으신다.

강 건너 남지에 사신다는 노부부를 만난 뒤,

내 자전거 속도는 노부부가 마을로 돌아서기까지 느긋해 졌다.

오늘 어둠이 깔릴 무렵 헤어지려 할 때

노부인이 까만 비닐봉지 하나 건네주시며

옥수수가 맛있어서 가져온 것이라는데...

그 미소는 노을인 듯 수줍은 아름다움이었다.

2014. 8. 1.

by 마음 | 2014/08/01 17:25 | 隨想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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