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노래

사월의 노래

  봄이 오면 산에서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은 진달래가 아니라 바람꽃이라는데, 겨울이나 봄이나 별 변화 없는 내 생활은 바람 탈 일도 없으니 바람꽃이 필 봄도 아니건만, 사월이 되니 나도 모르게 육신이 봄을 타는 듯하다.

몸이 피곤을 많이 느끼고 가리지 않고 잘 먹던 식성이 입맛을 잃은 이유다. 연식이 오래되어서 이렇게 표가 나는 것인지…….

100세 시대인 요즘엔 60대는 청년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며칠 전부터 새벽마다의 등산길을 20분 단축한 코스로 바꾸었고 팔굽혀 펴기도 10회 줄였다.

내 체력에 맞춘 것이지만 마음은 늙어도, 몸은 청년이라고 떠들었던 내 허세가 여지없이 무너짐을 느끼는 것은 체력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나이도 모르고 몸을 청년인 것으로 착각한 내 마음의 잘못 때문이다.

한 때는 거창했던, 꿈도 내려놓고 그냥 하루하루에 만족하며 열심히 사는 것으로 내 존재를 나타내지만 건강에 대한 자부는 은근히 있었던 것인데 이제 그 마저도 내려 놔야겠다. 그래! 좋은 날 궂은 날 없이 언제나 걷는 새벽 산행 길을 조금 줄였다고 해서 내 인생의 본질에 무엇이 달라지랴!

피곤하니 좀 쉬어보고, 입맛을 잃었으면 먹는 양을 줄이면 되는 것뿐!

구름이 흐르듯 속절없는 세월에 꽃이 피고싶다고 피고, 지고싶다고 지는 것이 아니듯 우주의 질서대로 필 때되면 피고, 질 때되면 지는 게 꽃이고 사람의 몸 아니겠는가!

봄을 전하는 이름이 바람꽃이면 어떻고 벚꽃이면 어떤가! 자근자근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창녕함안보 낙동강 주변을 홀로 거닐다보니 간지러움을 타는듯 강물은 미소를 띠고 흐른다.

  자전거 도로마저 비 안개로 가려진 무한한 고요 속을 걸으며 성악가 백남옥이 불렀던 김순애 작곡, 박목월의 시 사월의 노래를 길게 부르니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솟구치기도 하지만 그 연민은 지금의 나일뿐! 사무치게 그리워 할 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봄비를 맞으며 걷는 이 순간만이라도 봄의 향연에 마음이 홀딱 반할 미칠 그리움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그냥 노래가 좋고 시가 좋다.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돌아 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히 운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2016. 4. 3

 

by 마음 | 2016/04/05 10:54 | 삶의 향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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