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송년

존재란 무엇인가?

한 해가 저무는데 내 안에 내 존재가 없습니다. 나이로 보면 퇴직자이고, 직업으로 보면 법무사로서의 나는, 아직 이성적 활동능력이 왕성하다고 믿고는 있는데 내 마음에는 왜 이토록 존재감이 없습니까! 독서하고, 사색하며, 또 가끔씩 상담하며 조용히 보내는 하루하루의 일과가 평화롭다고 느끼면 평화이지만 내게 만족스럽지 않은 그 무엇!

무거운 마음으로 한해를 마무리 하려니 사회적 존재에 대한, 생물적 한계에 대한 나의 생각은 혼돈스럽기만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맘때 쯤이면 느끼는 이런 기분은 무력감이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도 마치 잘 학습된 무력감처럼 보입니다.

새해를 시작할 때 새롭게 시작 한다며 품은 기력이 없었던 바도 아니지만 매년 그저 그렇게 끝나는 이 허전함! 학습을 넘어 훈련이라도 된 것만 같습니다!

그러니 무질서한 나의 존재를 끄적거려야 겠습니다. 내게는 신앙이라 할 수 없는 일상이 있습니다. 경건이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내 생활에 하루도 기도가 빠진적은 없습니다. 하여, 영혼 없는 존재로 살았다고 할 수도 없는데 이룬 것이라곤 허송세월 뿐입니다.

내 신앙의 현주소는 종교 없는 세상보다 종교 있는 세상입니다. 그러나절대자이신 신을 믿는가?“ 의 물음에 대한 나의 대답은 언제나 주저하고 난감 합니다. 그렇다고 신이 없는가?”에 대한 나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내 우유부단은 금년 초 2016. 1. 18.세상을 떠난 현대 프랑스 문학의 거장인 미셀 투르니에짧은 글 긴 침묵속의 신앙심 고백만 같습니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으로 1961412108분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가가린은 세계의 영웅이 되었고 소련의 얼굴 이었습니다. 우주비행 중 조국은 듣고, 조국은 안다.”는 휘파람까지 불었다지요! 이 영웅에게 소련의 서기장이자 유물론자인 후르시초프가 물었습니다.

광대한 외계에 가보았더니 어떻든가, 정말 신()을 만나 보았는가? ’가가린이 태연히 대답했다지요. “황홀경에 빠져 신을 만났다,

그러자 후르시초프는 무릎을 치며 어쩐지 그런 것 같더라라며 흥분을 하고는 가가린에게 다짐을 받았답니다. “당신이 신을 보았다는 사실을 절대 말해서는 안 되오!” 목숨을 걸고 맹세하시오!“ 라고

가가린이 로마교황청의 초청으로 교황을 만났습니다. 교황이 물었지요! “그대 하늘나라에 가보니 이 과연 있던가?”

가가린이 솔직히 대답했어요. “신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 같던걸요!“ 그러자 교황이 소리쳤어요. ‘어쩐지 그런 것 같더라!”

그러면서 교황은 가가린에게 다짐을 받았습니다. “당신 어머니의 목숨을 걸고 맹세하시오. 그 누구에게도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을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말입니다. 이 글은 수필가 맹난자 선생님의 본래 그 자리에서도 읽었습니다.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내 존재의 무기력! 지난 세월은 이미 지나가서 잡을 수 없고  오지 않은 세월은 아직 오지 않아서 잡을 수가 없다고 변명합니다.

허전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은 채, 탄핵으로 혼돈스런 201612월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며 또 한 해를 보냅니다.

초라하게 보내는 내 모습이 싫어 사랑의 시집 한권 찾아 읽으며 시간을 흘립니다.

음악은 푸치니의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오페라 곡을 틀어 놓았습니다.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간절함의 고음이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선율보다 더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2016, 丙申年 이 저무는 날

 

by 마음 | 2017/01/02 17:27 | 삶의 향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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