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

 

<공무원 시절!>

민원인전화를 받았습니다. 재판(裁判)절차를 묻기에, 설명을 해줬습니다.

필요한 서류 양식을 찾기에 한 번 더 천천히 설명을 해줬습니다.

이틀 후, 접수된 서류를 보고는

불비(不備)된 서류 양식을 보완하도록 또 설명을 해줬습니다.

저는 설명 할 밖에는 다른 결정권이 없습니다.

신청된 서류의 결정이 나오면 연락을 해달라는 민원인의 요구대로

전화 연락을 해 드렸습니다.

 

그뿐이었는데, 민원인은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같이 하자고 했습니다. 당연히 거절을 했습니다.

찾아오겠다고 하기에

결정문을 보내드린다고 친절히 말씀드렸습니다.

한 시간 후에

구내식당에서 걸려온 전화는 초겨울 냉기가 묻은 음성이었습니다.

고마움의 표시로 차 한 잔사겠다는데

그 조차 안되느냐는 훈시적(訓示的) 냉기였습니다.

 

그렇지요!

사람이 살다보면

()도 알고 욕()도 알고, ()과 사()도 아는 것을

그 조차 못할 만큼 제가 무엇 그리 도도(滔滔)한 존재이겠습니까!

 

차 한 잔 마시는 동안,

전직(前職)공무원 이셨다는 그 민원인은 느닷없이 촌지(寸志) 하나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는 황당해 하는 나를 향해

옥석혼효(玉石混淆)의 분별(分別)조차 못한다고 일갈(一喝) 하셨습니다.

나 보다 더 오랜 세월 공직(公職)에 근무하였고

인생살이 육십이 넘은 퇴직 선배의 성의(誠意)

무시하지 말리며, 나무라기까지 하였습니다.

저도

소심한 제가 싫습니다.

올망졸망한 제 마음도 싫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책 아닌 질책을 받는 것은 더욱 싫습니다.

교만한 것이 아니라,

이럴 정도의 인사를 받을 만큼 잘한 일이 없노라 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였습니다.

그렇지요!

사실인 즉, 제가 한일은

비록, 법원(法院)에 해당되는 말은 아니지만

복지부동(伏地不動)하지 않고 규정된 업무를 했을 뿐

그 무엇도

교만을 떨칠 만큼, 허세를 부릴 만큼 잘 한일이 없습니다.

최고의 고객을 대하듯, 민원인을 대해야 함이

시대의 명령으로 자리 매김한 이즈음!

일언반구(一言半句) 없이 민원인을 위한 배려만을

했을 뿐……

법원의 민원창구는

머리로 하는 일보다 가슴으로 해야 하는 일이 더 많은

현장(現場)중의 현장(現場)인 삶의 터전일 뿐!

퇴출, 해고정리,

사정(司正)! 사정(司正)! 사정(司正)!

전율뿐인 언론의 육두문자가

소식의 전부인

! 시대의 공무원인 제가 교만해서 촌지를 거부하다니요!

 

가슴 저미며, 초라하게 살지 않으려

기도제목이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하나님의 축복 !”이라는

오순절 평화의 마을 신부님에게

그 민원인이 우겨 우겨 던지고 간 성의(誠意)있는 촌지(寸地)를 보냈습니다.

구름사태 난 하늘에선 시원스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사람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믿습니다.

1998. 10. 2.   

이 글은 민원실 근무하든 1998. 10. 15.자 법원회보(114)에 실린 저의 넋두리 글입니다.

그런데 이 글로 인해 적지 않은 음해와 시기를 받았습니다. 비슷한 승진을 앞둔 동료들로부터 비아냥거림도 많이 받았습니다.

혼자만 청렴한 척 한다는 등, 사실임에도 사실로 믿어 주지 않고, 승진을 겨냥한 생색내기 글 이라는 등! 승진과, 출세 앞에는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치졸한지를 알게 해 준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1991년도에도 비슷한 시달림을 받았든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도 승진을 앞둔 시점이었는데, 법원의 인사보직을 폄하하는 글을 법률신문에 실었다는 이유로 한바탕 소동을 겪은 후 절필선언을 작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글이었지요! 

<호적과 타령>

너도 , 나도

승진(昇進)이나 하는 것처럼

되기만 하면

감투나 써는 것처럼

근무(勤務) 희망 지는 호적과<戶籍課>

 

몰리고 , 몰리면

무엇이나 있는 것처럼

시간남아 공부하고

머지않아 정승이나 하는 것처럼

민사과(民事課),형사과(刑事課),등기과(登記課) 제쳐두고

제 일 지망 호적과<戶籍課>

 

근무를 해보니

60년 케케묵은 먼지 마셔 가면서

휘갈겨 알기 힘든 한자(漢字) 찾아가면서

컴컴한 창고에서 가적(家籍)정리 하다보면

 

다리가 스멀스멀

목덜미 간질간질

쥐벼룩인지,책벼룩인지

몸통이 근지러워 넋두리 절로할 때

법원직(法院職)

사무직 인지,노가다인지

알 수가 없어라

 

점심 땐

복작대는 갈빗집 눈-길로 두고

간장냄새 찌들린

별관식당 구석방에

처박히듯 둘러앉아

세월(歲月)을 우적우적 씹어 가면서

대가리 나쁜 정치가(政治家)

한 다발 삶아먹고

백주(白晝) 시사토론 30분 땀 흘리다

만사(萬事)가 좋은

판매기 자동커피

5분이 흥겹다.

제기랄!

종일 있어도

민원인(民願人) 떠드는 소리

,피고(,被告)끼리 욕하는 소리

들리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이란

고작, 월부 책장사 

어쩌다

전화 한통 걸려 오며는

지가 무슨 판사(判事)라고

판례집(判例集)과 예규집(例規集) 펼쳐 놓고서

동성동본(同性同本) 어쩌고

개명신청(改名申請) 저쩌고

시건방, 시건방진, 법조문(法條文) 까불대고

퇴근시간 가까울 땐

출근 때도 매지 않던 넥타이 졸라매고

의젓한 고관(高官)인양 퇴청을 하나이까?


1991 . 7 . 26 .<법률신문 게재>  

많이 혼났습니다.

  대가리 나쁜 정치가(政治家) 한 다발 삶아먹고이 부분 때문에 총무과에 불리어도 가고, 행정처의 전화도 받고…….

그러나 동료들이 기분 나빠 한 건, 일반직은 판례집과 예규집을 보면 안 되느냐는 항의였습니다. 판사직에 대한 자격지심이지요! 시달림에 지쳐 사표까지 낼 것을 생각했습니다. 결국, 절필선언을 하게 되었고

그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속담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절필(絶筆)선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차라리 비장(悲壯)하리만큼 분()함과 서글픔이 교차 되는 억박한 날을 맞았다. 가시가 없는 글을 실었을 때는 모두가 무덤덤하고 오히려 남의 글을 네 이름으로 실은 것 아니냐고까지 비아냥 거리고 남을 인정하려 하지않든 사람들이 91.10.17.자 호적과타령을 보고는 이 따위로 법원일반직(法院一般職)의 위상(位相) 을 까뭉갤 수 있느냐고 비분강개(悲憤慷慨) 하여 사뭇 사뭇 으름장이다. 많은 글에 비해 한 뼘의 자투리 부분만을 가지고 일반직(一般職)은 판례집과 예규집 을 보면 안 되느냐고 혹독한 항의가 그치질 않는다. 그렇다! 나의 솔직한 고백은 하고서야 절필(絶筆)해을 야겠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 차가운 머리를 가졌다. 칼같은 이성(理性)으로 송곳 같은 표현만이 유능(有能) 으로 치부되는 냉기류가 이곳의 풍토인 것으로 착각할 지경이다. 따뜻한 가슴으로, 다정한 이웃과 정담(情談)을 나누듯 근무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싶었는데, 그 방편으로 몇 편의 글을 써왔는데- 이해와 용서는 없고 비평만이 차가운, ()세례를 받았다. 호적과 타령 만 해도 너무 오만한 자아(自我)를 버리고 승진(昇進)과 영전(榮轉)만이 최상인 듯 한 주변의 분위기를 경고하고, 허세와 가식을 떨쳐 버리자는 나 자신의 반성을 표현한 것인데 이 글이 왜, 이토록 신랄한 인신공격까지 받아야 하는가!

때문에, 허탈한 심정으로 절필(絶筆)을 선언하며 나 자신을 위한 갈무리에만 매진해야 될 것같다. 미천한 글로, 긍지를 지닌 사람들의 기분을 언짢게 했음은 참으로 본의가 아니었음을 밝히며, 마음아파 한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 하였는가! 법원 구성원들의 자만이 너무 높기만 하다. 변화와 개혁의 새벽이 멀지 않았음을 분위기에서 감지하며 위안을 삼으려 한다. 

권위와 구조의 문턱이 턱없이 높은 장벽을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으면 국민에 대한 공복(公僕)이 아니다. 자신의 재주보다 질박한 인성(人性)의 고결함만이 비록 낮지만, 공직에 있는 우리들의 자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진 자는 양보하고 높은 자는 낮아지고 자만(自慢)에 빠진 일부의 사람들은 참으로 주어진 지위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우리 모두는 질곡 속에 허덕였던 과거를 가졌든 사람 아닌가!

1991. 10. 27. <마산지방법원 김영석>

<사랑의 法則>

웃을 땐 같이 웃어야한다.

슬퍼할 땐 함께 슬퍼야한다.

자랑할 때 칭찬하고

대화에는 눈빛과 긍정의 태도로 동조하지만

세월이 흘러

자존감 떨어진 자신이 남루하다고 얘기하면

단호히 아니다!”라고 말 해줘야하고

외모의 늙음으로 치장을 망서리면

무엇을 입던 당신이 최고라는 칭송을 다정히 해 주는 게 맞다.

배려는 말의 성찬이 아니다.

마음을 전하고 성심껏 어깨를 감싸주는 행동이 수반되어야한다.

이러한 일상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사랑받는 일임을 확신하는 것.

2020. 7. 13.

사랑이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작은 손길로 함께 하겠다는 따뜻한 마음만 있어도

사람 사는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글 띄워보는 것입니다.


  

 

 


by 마음 | 2020/07/23 15:16 | 隨想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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