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만년필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

신학기에 4학년을 담임하게 된 아내가 퇴근 후에 내게 한 마디 했다.우리 집에서도 신문을 다시 봐야겠다고이전투구하는 정치꾼들의 소식과, 온갖 속악한 기사뿐인 신문에 식상하여 뉴스 없이 살아보자고,

아내의 동의하에 변두리에 있는 헌 책방에 가서 소설책을 20여권이나 사다놓고 신문대신 틈나는 대로 재미를 느끼며 잘 지내오더니만 느닷없는 투정! 아닌 말로 웬 시위인가?

수업을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공부하면서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하라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똘망똘망한 한 학생이

선생님! 탄핵이 뭐예요?” 그러자 또 다른 여학생 한 명이 선생님 왜 대통령을 탄핵 한데요? 우리엄마가 속상해서 이민가제요!”하며 아이들이 웅성웅성 하더란다.

아내는 아이들에게 할 말이 없어 그런 것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테니 우리는 공부하자! 라고 얼버무렸지만 속이 바글바글거려 수업이 제대로 안되더라나!

어쩌자고 이 나라의 추악한 정치판은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야하는지 한숨이 나오더란다! 어쨌거나, 신문을 봐야 아이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다니 신문 절대사절을 철회해야겠다.

 그동안 대한민국 국민을 피곤하게 했든 탄핵으로 인한 선거전! 우리는 탄핵을 찬성한다, 반대 한다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 나라, 이 땅의 지도자를 선택한 것일 뿐이였으니 

이젠 국민을 더 이상 지치지 않도록 선거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정치 지도자들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더는 신탁에 대해 찬탁,반탁으로 나라가 동강나기까지 싸웠던 1940년대로 회귀할 수는 없다.

누가 保守이고, 누가 進步라고 이토록 나라를 들끓게 하고, 성장기 예민하기만 한 학생의 수업지도를 담당하는 선생님들까지 정치를 바꿔야 된다느니 말아야 된다느니, 전교조 아니면 교육 혁신이 없다느니, 있다느니... 이 나라 정치꾼의 편가름은 모두가 국민의 뜻이라며 탄핵도 했고 반대도 했으니 도대체 몇 갈래의 국민이 한민족 내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든 未曾有의 혼돈이 정리되길 바란다.

경제와 과학의 발전이 시급한 화두가 되어 사회복지가 정착되고 평화로운 개인의 인권이 중시되어야 선진국의 일원 일진데, 남과 북이 갈려진 理念의 상흔은 남한의 내부 분열에 의해 얼마나 더 흉물스러워져야 하는가!

뇌물 고리와 정치자금법위반 등 파렴치하도록 얼룩진 국회의원들이 탄핵도 강행했고, 난장판이 되도록 반대도 했으므로 이제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심판을 받은 선거결과가 나왔지만, 그럼에도 이 시점에서 탄핵소추가 있기까지 아니, 국민이 이토록 정치에 시달리기까지 원인 제공을 한 대통령은 뭘 잘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이어야 하는데 공공연히 선거법을 무시하며 특정 정당을 지지했고, 측근비리에 대해서는 기회 있을때마다 비호하고, 일부 언론과는 개인적 불협화음으로 취임 초부터 국민을 불안하게 하며 말의 성찬(?)으로 識者를 우롱, 모독한 대통령은 무엇을 잘했는가?

탄핵소추까지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원로정치인들과 대통령입장을 지지하는 적지 않은 국회의원들도 대통령의 사과로 사태를 수습하자 할 때 정중한 사과 한번이면 나라가 이런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지 않았을 텐데... 이래저래 아쉬움은 커지만 이제 모든 국민은 국가의 안위를 위해서도 선거 결과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 더 이상의 국론분열은 국가의 파탄까지를 걱정해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의 안위는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도자의 문제로 귀결된다!

우리나라 최고의 지도자는 물론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우선 안정된 권한과 권위를 지녀야 전반적인 균형이 잡힌다.

지나간 정치구도가 그러하지 못했다고 치면 그 다음은, 지도자에게 절대 덕목이라도 있어야한다. 슬기로운 지혜로 정치력을 발휘해서 어쨌거나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하는 昇華德目, 바른 정치를 해야 한다. 물론,오천만 국민 모두에게 칭송받는 지도자란 없다! 따라서 갈라진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든 간에 이번 사태를 촉매로 하여 앞으로 대통령의 지도력은 더욱 강해야 함을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自由가 지나치면 狂亂이 되는 민주사회를 자초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초등 학생들에게는 연필로 수업을 받고 글을 쓰게 한다. 왜 그러는가!

思考가 완성되지 않은 어린학생은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글을 쓰고 또 생각해 보면 틀렸으니 고치고, 또 고치고 해야만이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며 연필로 써야 지우고 다시 쓰고 아이들의 학습은 향상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느 정도 정리된 글을 쓰는 훈련이 되었을 때 비로소 연필 아닌 만년필의 글을 쓰는 게 발전이다.

고등학생이 그러하고 대학생이 되어 쓰는 만년필은 다시 지울 수 없는 신중함의 표시이다.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도 있지만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지도자라면 연필을 잡으면 안된다. 만년필을 잡아야 한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정리된 다음 국민에게 말하고, 글을 써야 위엄이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정치인의 속성으로 계산된 발언을 한답시고, 언뜻 선뜻 낙서하듯이 말하고 지우개로 지워도 되듯이 책임없이 던지는 말은 국민으로부터 불신과 배척의 단초가 될 수 밖에 없다.

이 나라의 지도자님들!

침묵하는 대다수 국민은, 保守的이든가 進步的이든가 道德的으로 완벽한 그런 지도자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 나라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고, 국민에게 한 말을 책임 질줄 아는 지도자다운 지도자를 원할 뿐입니다. 제발, 연필로 쓰지 마시고, 만년필을 잡으세요!


  2004. 3. 30.  <2004415일자 법률신문 게재>


<희망 잃은 젊은이>

  

사는 게
희망 아닐지라도
희망으로 생각하고
살아나 보게 !
바람-결에 떨어질
꽃잎 아닐 바에야

몸 시린
겨울에 태어나
척박하면 한대로
살아나 보게 !
태어난 罪
기구(崎嶇)한, 운명(運命) 아닌가 !

권세로
산다 한들
천년을 살터인가 ?
바위로 둘러 앉은
靑山 아닐 바에야

어둠에 눈 감고
밝음에 눈 뜨면
지체 마디마디
빛 고운 눈물, 고여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생각하게

무심한 영혼인들
사랑 아니 베풀 턴가 ?

91 . 4. 2 .  <91. 7 . 22 법률신문에 발표.>

아스팔트 위에서 목청 터지도록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는 젊은이들을 보며 저는 달리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냥 읊조리기만 했습니다.

< 물이 되어 >
처연히도
낮은 곳을 찿아
낮은 곳에 왔습니다

낮아질 수밖에 없어
세월따라 왔습니다.

세력도 없이,
지혜도 없이,
숙명인양 왔습니다

불과 만나면
분쟁이 일고
바람과 어울리면
사나워 지고

낮은 이의 아픔은
낮은 이만 아는 것!
믿음이 낮고
소망을 삭이며
살아가는 젊은이여!

아픔이 깊으면
고요도 되고
깊은 상념의
호수도 되는것을---

홀로 높은 분이시여!
낮은 우리의 일을
높은 뜬구름과
상의하지 마십시요

正義가
惡의 권세를
물리칠 수 없다면
역사가 그랬듯이
물의 심판도 있을 것입니다.

높은 곳에는 슬픈일이 많아
낮은 곳에서
평화롭고 싶습니다.
우리는 물이랍니다
물과 같은 민초랍니다.

1990.12.22.
by 마음 | 2008/06/18 14:47 | 삶의 향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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